[서평-소셜미디어를 정복하라] 측정에 진짜 중요한 건 뭐지?

소셜미디어를 정복하라 [서평 소셜미디어를 정복하라] 측정에 진짜 중요한 건 뭐지?

< 소셜미디어를 정복하라>, 짐 스턴 지음|신승미 옮김, 물병자리, 2010

우선 이 책은 번역이 형편 없다. 시종일관 번역체의 문체를 고수하고, 오타가 난무한다. 특히, 국내에서 흔히 제레미아 오양(Jeremiah Owyang)으로 번역되고 있는 그의 이름을 예레미아 어우양으로 번역한 대목에서는 폭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이름이 국내에서 어떻게 번역되고 있는지는 구글에서 한 번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러저러한 사소한 번역의 문제 덕분에 문장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소셜미디어 관련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번역가가 번역을 맡았더라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본다.

효과 측정이라는 말이 얼마나 어렵고 무거운 문제인가는 PR 업계에 잠깐이라도 종사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특히, 기업의 SNS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해본 AE라면 SNS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수치적으로 정확히 표현해 낸다는 것의 불가능함과 또 그로 인해 억지로 짜낸 수치의 무쓸모성으로 좌절을 틀림없이 겪어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SNS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은 기업에서 각종 SNS 채널을 활용해 전송한 메시지가 얼마나 많은 타깃 오디언스에게 원하는 의미로 전달되었는지 알 수 없는 데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한 컴퓨터 업체가 그들의 기업 블로그를 통해 자사 신제품이 얼마나 빠르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지의 내용을 담은 포스트를 남겼다고 하자. 이 포스트가 몇 번 조회되었는지는 알 수 있겠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글을 ‘제대로’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문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넓혀 생각하면 훨씬 큰 어려움을 불러온다. 몇 명이 메시지를 ‘제대로’ 읽었는지, 몇 번 브라우저 혹은 연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노출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 소셜미디어를 정복하라>는 챕터 2_관심끌기에서 이 문제를 ‘도달률’이라는 개념을 활용해 설명한다.

도달률은 당신이 접촉하고 싶은 집단에서 실제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시카고의 건축가에게 자재와 서비스를 판매한다고 해보자. 건축가의 3/4이 동일한 무역 잡지를 읽을 경우, 그 잡지에 광고를 내면 도달률이 75%가 된다. 이는 그 건축가들이 광고를 봤다는 뜻이 아니라, 그들이 광고를 볼 기회를 당신이 창출했다는 뜻이다. p.56

하지만 만약, 고객사 혹은 회사에 정확한 수치를 보고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온라인 PR 담당자는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럼 우리의 타깃 오디언스 중에서 우리를 팔로우 혹은 구독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어떻게 측정하라는 거야?” 이런 의문에 대해서 이 책은 매우 명확한 해설을 내놓는다.

“1년에 수억 달러나 드는 CNN과 < 오프라 쇼>에서 우리 광고를 보고 제품을 구매한 사람이 몇 명인지 알 수 있을까요?” p.90
수치가 정밀할 필요는 없다. 그저 설득력만 보여주면 된다. p.91
당신의 메시지를 사람들이 들었는지는 추측으로 알아내야 한다.
당신의 메시지가 사람들의 마음에 간직되는지는 시장조사로 알아내야 한다. p.92

매우 우스운 말로 읽힐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저 할 수 있는 게 ‘추측’이라니! 하지만 사실이다. 담당 기업 트위터의 팔로워 중에 우리 제품을 구입할 의향이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팔로하면 선물 드려요” 류의 이벤트성 기업 트위터 덕분에 이미 모든 기업 트위터는 체리피커의 산 먹이나 다름없어졌는데! (하지만 체리피커 역시 잠재 고객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들을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우리는 결코 모든 것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정말 알 수 있고, 의미 있는 수치’를 뽑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애석하게도 이 책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는 않는다.

이어서 이 책은 적절한 타깃 오디언스를 찾아 메시지를 전파하고, 온라인 상에서의 담당 기업에 관련된 버즈를 재빨리 캐치해 내어 그들의 메시지를 ‘최대한 적확하게’ 들으라고 제안(?)한다.

재미있는 부분은 챕터 4_감정 파악하기 부분인데, 현재 국내의 여러 업체가 뛰어들고 있는 ‘텍스트 마이닝’을 소개한 부분이다. 나는 전 직장에 재직하던 당시, 한 자동차 업체의 온라인 여론 분석 툴 구축을 아주 조금 도운 적이 있다. 그 때, ‘오피니언 마이닝’이라는 이름의 기술을 제공하던 협력 업체와의 미팅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정확도는 80% 안팎입니다. 아시다시피, 관련 기술이 이제 막 개발되기 시작한 수준이고, 언어를 정확하게 분석한다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으니까요.”
나는 당시 80%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했었다. 동시에 당시 미팅에서 약간은 수치를 불려 말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온라인 여론을 분석할 때 모든 메시지를 직접 보고 긍/부정과 중립으로 나누는 가장 무식한 방법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것도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부분이라, 내가 분석한 결과물과 남이 분석한 결과물이 완전히 딴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계가 분석한 것이 정확도 80%라니! 정말 매우 높은 수준 아닌가?

이 책의 저자는 (책에서는 정확성 75%의 트위터 메시지 정서 분석에 관한 연구 결과를 언급한다.) 25%의 오류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며,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 기계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계가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는 인간의 어마어마한 수고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실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말뭉치 연구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어 처리를 통한 완벽한 정서 분석은 아직도 먼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한 부분을 읽으며 위안을 삼자.

“완벽하게 명확한 내용까지는 필요 없다. 중요한 점은 경향이며, 경향은 일정한 방향이 있다. ‘당신의 브랜드 옹호자가 브랜드 비추천고객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가?’라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 p.149

챕터 5부터 6까지 타깃 오디언스와의 대화에 어떻게 참여하고 어떻게 행동을 유발시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했지만, 사실 딱 부러지는 무언가는 없다.)한 후, 챕터 7에서 사업 성과를 도출하는 방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챕터 8에서 사표 쓸 각오를 하고(!) 사내에서 원조를 얻어내는 방법에 대해서 서술한다.

그래서 이 책이 어떤 책이냐구?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의 결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대해서 최대한 자세히 써보려고 한 듯 하지만, 사실 딱 부러지는 내용은 없다. 다만 몇 가지 깨달음을 주며, 실제로 더 저자가 쓴 내용보다는 다른 블로그 등에서 인용한 내용들이 훨씬 유익하다.

* 본 서평은 소셜링크 전사 임직원 대상 2011년 2차 독서토론회의 한 과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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